1644년 10월 14일, 윌리엄 펜(William Penn, 1644-1718) 출생, "퀘이커적인 신비와 관용, 인도주의적 자비심, 주도면밀한 정치이론을 겸비한 사람"

10일 14일 “윌리엄 펜, 펜실베이니아 주, 거룩한 실험”

오늘은 윌리엄 펜(William Penn, 1644-1718)이 태어난 날입니다. 1644년 10월 14일, 펜은 런던의 타워 힐(Tower Hill)에서 해군 장성의 아들로 출생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 시절, 우울증을 앓았던 펜은 퀘이커 교도 토머스 로우(Thomas Loe)의 설교에 깊은 감동을 받은 후 개종하게 됩니다. 이 일로 학교에서 쫓겨나고, 아버지의 반대 속에 프랑스에 요양도 가야 했지만, 귀국 후 펜은 퀘이커들의 지도자 조지 폭스와 함께 전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비국교도들의 비밀집회가 금지되던 당시 퀘이커 교도들은 감옥을 채웠고, 펜도 네 번이나 수감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잉글랜드 국왕 찰스 2세는 스튜어트 왕가의 복권을 도왔던 펜의 아버지에게 1만 5천 파운드 정도의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찰스 2세는 빚을 갚고, 뉴잉글랜드 식민지도 개척하며, 퀘이커 교도들을 쫓아내기 위해서 펜에게 뉴욕과 메릴랜드 중간에 위치한 땅을 주었습니다.

1681년은 윌리엄 펜의 ‘성스러운 실험’이 시작된 해였다. 로드아일랜드의 로저 윌리엄스는 종교적 신념이 다른 사람들을 박해하지 않고 그들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의 윌리엄 펜은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런 사람들을 정식으로 환영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식민지 헌장에 종교적 자유를 완전히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모든 종교적 신념을 단순히 묵인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이었다. 종교와 상관없이 자유토지보유자(Free-holder)들에게는 모든 투표권을 제공했다. 이러한 새로운 관용 정책은 온갖 종교인들을 자석처럼 마구 끌어당겼다. 한 예로, 필라델피아는 식민지 시대에 유대인들의 중심지였다. 그리고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으로 토지를 불하한다는 원칙도 그대로 적용했다. 로드아일랜드가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피난처였다면 펜실베이니아는 그들의 최종 목적지였다.[John D. Gartner, The Hypomanic Edge, 조자현 역, 『조증: 성공한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기질』 (서울: 살림Biz, 2008), 86.]

펜은 퀘이커들이 새로운 땅에 이주하는 것을 도왔습니다. 그곳은 지금까지 펜실베이니아(‘펜의 숲’)로 불립니다. 윌리엄 펜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는 민족적 다양성과 경제적 활력으로 이어졌고, 펜실베이니아는 가장 번성한 식민지 중 하나로 발전했습니다. 퀘이커(형제들의 모임)들이 말씀과 성례 및 교회론에 대해 이해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그들 중에도 성경을 사랑하고 종교개혁의 정신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소홀히 여기지 맙시다. 누구보다 일찍 노예제도를 반대하고 평화주의를 역설했던 형제들로부터 배웁시다.

윌리엄 펜은 1682년 필라델피아를 건설하고 자신의 이상에 따라 펜실베이니아의 헌법(Frame of Government)을 만들어 반포하였다……그는 퀘이커적인 신비와 관용, 인도주의적 자비심, 주도면밀한 정치이론을 겸비한 사람이었고……최초의 정착지요 수도인 필라델피아(Philadelphia, 즉 ‘형제의 사랑’)는 펜의 이상을 가장 잘 드러낸 계획도시였다. 펜실베이니아 헌법은 유럽과 신대륙을 아울러 당시 그 어떤 곳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의 종교적 자유를 주민들에게 보장하였다. 유일한 창조주를 믿고 평화롭고 정의롭게 사는 사람은 그 종교적인 신념이나 신앙행위로 인해 핍박받지 않으며, 어떤 종교도 강요당하지 않을 것을 주헌법에 명시했던 것이다.[류대영, 『미국종교사』 (파주: 청년사, 2007), 1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