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하나님의 형상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 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 (요한복음 1:18)
그리스도가 살아 있는 하나님의 형상(히1:3)이라고 일컬어질 때 이는 분명 신약에서의 특권을 가리킵니다. 마찬가지로 복음서 기자는 아버지 품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이전에는 감추어져 있던 것을 우리에게 나타내셨다고 말하면서 무언가 새롭고 흔치 않은 것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요한은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하나님의 나타내심을 찬양합니다. 이를 통해 요한은 우리를 구약 시대의 조상들과 구분하며 우리가 그들보다 나은 상황에 있음을 보여 줍니다.
모세가 산 위에서 본 이상은 다른 모든 환상보다 특별하고 탁월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명확하게 다음과 같이 선언하십니다. “네가 내 등을 볼 것이요 얼굴은 보지 못하리라”(출33:23). 하나님은 이 상징을 통해 완전하고 분명한 계시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음을 보여 주셨습니다. 믿음의 조상들은 하나님을 보고 싶을 때 언제나 그리스도께로 눈을 돌렸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합니다. 그들은 영원하신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온 정신과 온 마음으로, 약속된 그리스도의 출현에 주목했다는 말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훗날 그리스도께서 “아브라함은 나의 때를 보았다.”고 말씀하신 사실과 아브라함이 그리스도보다 아래에 있다는 것은 모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전에 보이지 않았던 하나님이 이제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눈에 보이게 나타내셨다는 사실은 확고한 원리입니다. 요한이 성자가 성부의 품안에 있었다고 말할 때 이 은유는 인간의 언어에서 빌려 온 것입니다. 인간은 속마음을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가슴속에 받아들인다고 표현합니다. 가슴은 비밀이 숨겨진 곳입니다. 그래서 요한은 하나님의 마음이 복음 속에서 우리에게 밝히 드러났음을 알려 주기 위해 성자가 성부의 가장 은밀한 비밀까지 잘 아신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 존 칼빈(1509-64)과 함께하는 말씀묵상,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