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의 포기
“너를 고발하는 자와 함께 길에 있을 때에 급히 사화하라 그 고발하는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내어 주고 재판관이 옥리에게 내어 주어 옥에 가둘까 염려하라” (마태복음 5:25)
그리스도께서는 더 나아가 형제의 마음을 상하게 한 이들뿐만 아니라 부당한 대접을 받은 이들에게도 화해를 권고하시는 듯합니다. 그러나 나는 주님이 또다른 관점에서, 즉 증오와 분노의 근거를 없애고 선의를 품기 위한 방법을 지적하시기 위해 이 말씀을 하신 것으로 해석합니다.
각 사람이 자신의 권리를 너무 고집한다는 사실, 즉 각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만큼 자신의 편리를 도모하기가 너무 쉽다는 사실, 바로 이 점이야말로 온갖 상처의 근원이 아닙니까? 거의 모든 사람이 사악한 자기 자랑에 눈이 멀어 가장 나쁜 이유로도 자신이 옳다고 편리하게 생각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증오와 적대, 싸움과 불의에 대응하시기 위해 이러한 악한 일의 근원인 완악함을 책망하시며 상도들에게 절제되고 의로운 태도를 기르고 가능한 한, 논쟁을 일으키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도록, 그래서 그러한 의로운 행동을 통해 스스로 평화롭고 친밀한 관계를 얻도록 명하십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마땅한 정도만큼 온유하다면 그리스도인들 사이에서 어떤 종류의 논쟁도 일어나지 않고 당연히 사람들도 결코 욕설이나 논쟁을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논쟁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그리스도께서는 논쟁을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지적하십니다. 그것은 곧 우리의 욕심을 억제하고 고집불통으로 우리의 권리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차라리 우리가 손해를 보는 쪽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존 칼빈(1509-1564)과 함께하는 말씀묵상,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