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존 버니언,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 복을 받은 사람인지 모릅니다!”
오늘은 존 버니언(John Bunyan, 1628–1688)이 출생한 날입니다. 1628년 11월 28일, 버니언은 잉글랜드 베드포드셔의 엘스토우(Elstow)에서 태어났습니다.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그는 아버지와 같은 땜장이로 지내던 중 회심하였습니다. 버니언은 5, 6년간 구도자로 지낸 후에야 회심의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그동안 기퍼드 목사의 설교, 아내의 도움과 신앙서적, 경건한 여인들의 대화 등이 그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변화된 버니언은 설교자로서 새로운 삶을 영위했습니다.
아!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 복을 받은 사람인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 의무는 마음의 활동이요, 다른 모든 것이 없더라도 저 거룩하고도 복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행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경외심이라는 은혜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참으로 복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외적인 의무들을 이행하는 것을 통해서 자신의 백성이 위로를 얻거나 그 영혼의 구원을 얻도록 정하신 적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직 하나님을 믿는 것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을 통해 위로와 구원을 얻도록 하셨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의 건강이나 가장 탁월한 재능들을 적당하게 활용하는 것에 의해 위로를 얻거나 영혼이 구원받도록 정하지도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다만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일을 통해서 위로와 영혼의 구원을 얻도록 하셨습니다.[John Bunyan, The Fear of God, 이태복 역, 『경외함의 진수』 (서울: 지평서원, 2009), 278-79.]
종교적 관용이 용인되지 않던 시대에 버니언은 긴 수감생활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앞 못 보는 딸과 연약한 아내, 목자 없는 성도들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것은 그에게 큰 근심거리였을 것입니다. 『천로역정』을 비롯한 버니언의 저술을 읽을 때, 우리는 반드시 그의 고난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습니다. 고통 속에서 많은 진리를 체득한 버니언은 침례교도였지만 유아세례 문제에 있어 날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는 협착한 순례의 길을 걸었던 경건한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한번은 여러 주 동안 몹시 슬프고 침체된 상태로 지낸 적이 있다. 그때 몹시 암울한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법률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로 옥고를 치르다가, 젊은 나이에 결국 교수대에서 인생을 마감할 것만 같았다. 사탄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나를 넘어뜨리기 위해서 이런 생각을 불어넣었다. “……네 영혼이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에 들어간다는 보증도 없이 그냥 이 상태로 죽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이런 상황에서도 내게 격려가 되는 것이 있었다. 내가 사형당하는 날 구경하러 모인 군중 앞에서 마지막으로 복음을 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만약 그런 기회가 주어지고, 또한 하나님께서 내 마지막 전도를 통해 한 영혼이라도 회심하게 하신다면 목숨을 잃어도 개의치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조금도 눈에 보이지 않았으며, 시험자는 끊임없이 나를 따라다니면서 이렇게 속삭였다. “네가 과연 천국과 영광과 거룩하게 된 자들 가운데 유업을 소유하고 있다고 할 만한 증거가 무엇인가?” 이런 생각에 시달리면서 여러 주를 전전긍긍하며 보냈다. 그러다 내가 지금 이런 처지에 놓인 것이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 때문이라는 확신이 들어 흔들리던 내 마음을 강하게 붙들어주었다.[John Bunyan, Grace Abounding To The Chief Of Sinners, 이길상 역, 『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 (서울: 규장, 2009), 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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