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09편 16-20절
16 그가 인자를 베풀 일을 생각지 아니하고 가난하고 궁핍한 자와 마음이 상한 자를 핍박하여 죽이려 하였기 때문이니이다. 17 그가 저주하기를 좋아하더니 그것이 자기에게 임하고 축복하기를 기뻐하지 아니하더니 복이 그를 멀리 떠났으며 18 또 저주하기를 옷 입듯 하더니 저주가 물 같이 그의 몸속으로 들어가며 기름 같이 그의 뼈 속으로 들어갔나이다. 19 저주가 그에게는 입는 옷 같고 항상 띠는 띠와 같게 하소서. 20 이는 나의 대적들이 곧 내 영혼을 대적하여 악담하는 자들이 여호와께 받는 보응이니이다.
부작위(不作爲), 알고도 행하지 아니한 죄
부작위의 죄라는 표현은 적들을 향한 다윗의 분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아울러 시인이 드린 기도의 공정함을 보여 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다윗은 몸서리쳐질 만큼 끔찍한 죄의 결과를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흔히 자연스러운 결말을 통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길게 보면, 다른 이들을 염두에 두고 계획하거나 선택한 결과가 고스란히 되돌아오기 십상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복수를 하나님의 손에 맡기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윗에게도 그랬지만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표현은 또한 '자축하는 마음가짐'을 죄로 보고 피할 수 있게 해 줍니다. 흔히 욕설을 퍼붓거나 언어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의식적이고 적극적인 죄로 여기고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의롭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친절을 베풀 생각을 하지 않는(16절) 것도 역시 죄입니다. 이는 부작위, 곧 알고도 행하지 않는 죄로(약 4:17), 누구나 저지르는 잘못 가운데 하나입니다.
Prayer
오로지 내 생각만 하느라 다른 이들의 필요를 헤아리거나 감지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지 못한 허물이 내 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오 주님, 무감과 둔감의 죄에서 나를 구해 주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