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 “잔키우스, 칼빈이 루터보다 성경에 더 적합하게 말했다면 루터는 침묵해야 한다.”
오늘은 제롬 잔키우스(Girolamo Zanchi[Hieronymus Zanchius], 1516–1590)가 별세한 날입니다. 1590년 11월 19일, 잔키우스는 하이델베르크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그의 비문에는 “비록 그가 영으로는 떠났으나, 그 이름은 죽지 않고 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잔키우스는 피터 마터 버미글리의 지도를 받으며 종교개혁에의 관심을 공유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성도들을 목양했고, 스트라스부르와 하이델베르크, 노이슈타트에서 가르쳤습니다. 청빙을 받고 1553년에 스트라스부르에 입성한 잔키우스는 루터파 학자 마르바흐와 논쟁을 벌였습니다.
마르바흐는 잔키우스가 정통의 길로 가지 않는다고 시에 고소했다. 잔키우스는 14개의 논제를 제출했다……예정과 성도의 견인에 관련된 논제들은 다음과 같다. “영생을 얻도록 선택받은 자들의 수와 멸망으로 유기된 자들 곧 멸망으로 예정된 자들의 수는 하나님께 확정적이다……그리스도와 교회에 연결되는데 필수적인 두 가지 끈이 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영원한 선택의 끈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성령의 끈(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의 끈)이다. 이 두 가지 끈은 내적이고 보이지 않는데, 그래서 끊어질 수 없다……선택받은 자들은 하나님에게서 참 믿음을 단 한번 받는다. 이 믿음을 받는 자는(특히 성인에 대해서 말한다면)……이 믿음을 깨닫는다……하나님의 값없는 자비에 대한 약속들과 확실하며 영원한 구원에 대한 약속들은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제시되며 설교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직 선택받은 자들에게만 해당된다.”[이남규, “잔키우스와 스트라스부르 예정론 논쟁”, 『칼빈시대 유럽대륙의 종교개혁가들』 (부산: 개혁주의학술원, 2014), 239-41.]
리차드 멀러는 잔키우스를 가장 위대한 개신교의 철학자로 평가합니다. 탁월한 개혁파 정통주의자였던 잔키우스는 교부들과 토마스 아퀴나스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성경의 유일성과 권위를 인정하며 그 위에서 작업한 신학자요 교역자였습니다. 잔키우스가 아우구스티누스와 히에로니무스, 츠빙글리보다 성경을 앞세운 개혁자였음을 잊지 맙시다. 칼빈이 루터보다 성경에 더 적합하게 말했다면 루터는 침묵해야 한다고 말했던 그의 의도를 마음에 새깁시다.
에베소서 3장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영적인 연합을 결혼관계를 통하여 소개하는데 쟌치는 이 은유를 통해서……루터교의 교리를 반대하는 근거를 찾는다. 결혼의 이미지는 신자의 그리스도와의 관계가 아내와 남편의 관계와 같음을 암시한다. 하지만 루터교의 편재설은 그리스도의 몸을 우리의 몸과 너무 다른 것으로 만들어 더 이상은 연합을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만든다……쟌치의 논쟁은 매우 날카롭고 타협을 불허한다. 하지만 쟌치의 주해에 나타난 그의 뜨거운 영성과 관용을 언급하지 않은 채 그의 주해가 논쟁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가령 그는 종말론적인 구절들을 호기심이나 상상력을 만족시켜주는 방향으로 다루지 않고 방심하지 않고 깨어있는 경건을 권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해한다. 쟌치의 주석의 톤은 결코 건조하거나 차갑거나 아는 체를 하지 않는다. 그의 주해는 신자와 그리스도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 주고 신자들 간에 믿음과 사랑과 소망으로 하나가 되도록 해 주는 참된 경건을 권장하고 반영한다.[Donald K. McKim, ed., Historical Handbook of Major Biblical Interpreters, 강규성·장광수 역, 『성경 해석자 사전』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2003),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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