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누가복음 20장 “교권주의자를 두려워 마십시오.”
“말하여 이르되 당신이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이 권위를 준 이가 누구인지 우리에게 말하라”(누가복음 20:2)
예수님은 아침부터 백성을 가르치시며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예루살렘에서 그리스도의 사역은 공개적으로 성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대제사장들, 서기관들과 장로들이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옵니다. 가르침을 받으러 온 것일까요?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유대인들의 의회라고 할 수 있는 산헤드린(Συνέδριον)의 구성원들이 겸손히 하나님의 아들의 발 앞에서 배웠다면 백성들에게까지 복이 흘러넘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주님을 대적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참으로 기이합니다. 대제사장은 하나님께 예배하는 일을 주관하는 사람이요, 서기관은 하나님의 말씀을 다루는 사람이며, 장로들은 양무리들의 대표인데 저들이 하나님의 아들을 배척한다니 말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권위’를 문제 삼아 따집니다. 창조자와 구원자이신 예수님께 권위를 들이대다니 통탄할 일입니다! 이는 종교적 탈을 뒤집어쓴 백성의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사람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저들은 사실상 이렇게 말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성전은 우리가 관리한다. 하나님이 그 권리를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이다. 성전에서의 일들을 관할하는 것은 로마황제도 허락해 준 일이다. 산헤드린에서 우리가 내려준 권위 없이는 아무도 제 마음대로 가르칠 수 없다! 당신이 무엇이기에 우리의 권한에 도전하는가!”
이러한 적반하장(賊反荷杖)의 상황에서 예수님은 어떤 마음을 품으셨을까요? 하나님께서는 일찍이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이러한 마음을 드러내신 적이 있습니다.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그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도다 하셨도다”(이사야 1:3)
개역개정 성경에 “이런 일”이라고 번역된 부분은 “이런 일들”로 개정되어야 합니다. 지도자들이 트집 잡은 것은 성전에서 매매·환전하는 상인들을 내어 쫓은 일과 날마다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가르친 일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르는 척 하면서도 은밀히 지켜보며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습니다. 예수님은 이들의 “권위”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으시고 역으로 질문하십니다. 바로 요한의 세례에 대한 것입니다. 주님은 이들의 마음을 꿰뚫어보셨습니다. 세상의 것에 취해있는 지도자들은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이들은 머리는 복잡합니다. 순수하게 신앙대로 답하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들! 교권주의(敎權主義)에 빠진 이들에게 신앙양심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신앙고백을 중시하는 성도는 어떠한 반응이 온다 할지라도 하나님을 제쳐두지 않습니다. 믿음대로 대처하면 손해 볼 줄 알면서도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권력에 취한 자들이 대답을 미루고 머리를 맞대며 의논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들은 모른다 하였으나 사실상 요한의 세례가 하나님께로부터 말미암은 것이며, 백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교권주의자들은 언제, 어디에나 있습니다. 중세에도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은 아니라고 부인해도 마음속에 똬리 틀고 있는 뱀을 숨길 수는 없는 법입니다. 주님도 이런 자들의 도전을 받으셨으니, 우리도 편하게 신앙생활할 것을 기대하지 맙시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지혜와 힘을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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