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네 가지 상태”
오늘은 토마스 보스톤(Thomas Boston, 1676–1732)의 사역지가 변경된 날입니다. 1707년 3월 6일, 보스톤은 소집된 종교회의의 결과에 순복했고, 7년간 정들었던 사람들 곁을 떠나야했습니다. 그의 첫 사역지 심프림(Simprim)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작은 교구 중 하나였습니다. 보스톤이 심프림에 부임했을 당시에 예배에 참석한 사람은 7명뿐이었습니다. 70여 명의 교구민들 중에서 한 가정만이 집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보스톤은 당시 신혼이었지만, 자신의 집을 개방하여 아침가정예배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의 에트릭(Ettrick) 행이 결정되던 날, 백발의 노인들이 회의 장소에 찾아와 눈물을 흘렸습니다. 목자 보스톤도 울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본 에트릭 교구의 황폐함은 내 마음을 너무나도 무겁게 했다. 나는 내가 심프린보다는 에트릭에서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는 더 큰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결정은 주님의 몫이다.”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움직이기 전까지는 자신의 무수한 백성들을 이끌어 움직이지 않았던 광야의 모세처럼, 그는 하나님의 신호가 있을 때까지는 한 발자국도 내딛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적당한 때에 나에게 확실히 보여 주실 것을 믿게 하셨으며, 그 일을 위하여 주님을 의지하도록 도우셨다. ‘믿는 자는 급절(急切)하게 되지 아니하리로다’(사 28:16)라는 말씀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Andrew Thomson, Thomas Boston, 홍상은 역, 『언약의 사람 토마스 보스톤』 (서울: 지평서원, 2007), 91.]
보스톤은 부지런한 심방과 열렬한 기도로 구령사업을 전개했습니다. 그는 죄인들이 자신의 영적무력감을 깨우치도록 설교를 준비했는데, 이것은 위대한 저술 『네 가지 상태 속에 있는 인간의 본성』(Human Nature in its fourfold state)의 출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조나단 에드워즈와 조지 휫필드, 존 웨슬리가 격찬한 이 책은 지금까지 그 영향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보스톤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따라 인간의 상태를 네 가지로 나누어 설교했습니다. 창조시의 무구상태(죄를 지을 수 있는 상태), 타락한 죄인의 상태(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상태), 거듭난 이가 소유한 은혜의 상태(죄를 짓지 않을 수 있는 상태), 죽음 이후에 갖는 영광의 상태(죄를 지을 수 없는 상태)에 대한 설교는 대부분 문맹이었던 회중들에게 전해진 것이었습니다.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을 소중히 여긴 설교자가 남긴 작품은 지금까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성경에 비추어 파악하도록 평이하게 전하고 강하게 도전하는 사역자들이 일어나길 소망합니다. 보스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묵상해봅시다.
아름다운 궁전처럼 조각을 한 웅장한 건물이 있었으나 지금은 잔해만 남아 폐허만 서서 바라볼 뿐이라, 눈물이 나는구나……지금 우리의 최초의 영광은 어디로 가고 말았는가? 이전에는 지성이 어둠 속에 있지 않았고, 의지도 반역이 없었으며, 감정도 무질서하지 않았다……오, 그대 인간아, 행복했었도다! 누가 그대와 같았었는가? 고통도, 질병도 그대에게 미칠 수 없었고, 죽음도 그대에게 다가갈 수 없었으며, 한숨도 그대로부터 들을 수 없었도다. 이 쓰디쓴 열매를 금지된 나무로부터 따기 전에는, 하늘이 그대를 비추고, 땅이 미소를 지었도다……그러나 만물의 통치를 위해 세상의 주로 지음 받은 그대는 지금 얼마나 비천한 자리에 떨어지고 말았는가![Kelly M. Kapic and Randall C. Gleason ed., The Devoted Life, 김귀탁 역, 『청교도 고전으로의 초대』 (서울: 부흥과개혁사, 2008),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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