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4월 9일, 고든 클라크(Gordon Haddon Clark, 1902–1985) 별세

4월 9일 “고든 클라크(Gordon Haddon Clark), 칼빈주의 철학자”

오늘은 고든 클라크(Gordon Haddon Clark, 1902–1985)가 별세한 날입니다. 1985년 4월 9일, 기독교 철학자이자 칼빈주의 신학자 고든 해돈 클라크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수학했고, 박사학위를 받은 1929년부터 1936년까지 모교에서 철학을 가르쳤습니다. 그 후 휫튼대학과 버틀러 대학교, 커버넌트 대학교 등에서 교수활동을 한 클라크는 성경적 관점에서 현대 철학의 문제를 폭넓게 다룬 철학자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최고의 지침서로 여기는 개혁신학자이기도 했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새로운 지식이 교회 지도자들에 의해서 발견되었고, 일반 회중들에게 가르쳐졌다. 새 생명이 약동하던 그 시대의 절정이 바로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인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계속해서 사양길로 접어들어 하나님의 계시의 진리가 잊혀 왔다. 그 당시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교리 개요였던 『소요리 문답』이 오늘날에는 목사 안수를 청원하는 신학교 졸업반의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당시에는 어떤 목사가 예배를 인도하면서 로마 교회의 미신을 교회 예배에 재도입하려는 시도를 보이자, 평신도인 제니 겟즈(Mrs. Jenny Geddes) 부인이 일어나서 합당한 반박의 말을 하고서는 그녀의 의자를 그 목사에게 집어던진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 20세기에는 어떤 유명한 신정통주의 당회장에게 자기의 의자를 집어던질 수 있는 제니 겟즈가 있는가? 아니 우리 시대의 제니 겟즈는 신정통주의가 무엇인지나 알고 있는가? 그렇게 하려면 그녀는 정통 신학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Gordon Haddon Clark, What Do Presbyterians Believe?, 나용화 역, 『장로교인들은 무엇을 믿는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해설』 (서울: 개혁주의신행협회, 2010), 18-19.]

연역적 전제주의(deductive presuppositionalism)를 주장한 변증학자로 불리는 클라크는 반틸(Cornelius Van Til)과 4년간 논쟁을 벌였습니다. 반틸은 인간과 하나님이 같은 입장에서, 같은 지식을 가진다고 한 클라크의 주장을 비판했습니다. 클라크는 연약한 피조물의 지식과 광대하신 하나님의 지식이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무게 있게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개혁파 철학자로서, 클라크가 진리를 아는 근거와 이성의 기능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임을 옹호하며 기독교 세계관을 역설한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하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한계와 오류 속에 삽니다. 그 속에서도 성경을 붙들고 그 가치를 높였던 선배의 노고를 가볍게 여기지 않기 원합니다.

클라크가 가장 애착을 가진 저서는 「요한복음의 로고스」(1963)였다. 이 책에서 그는 인식론의 기본적인 특징을 보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참된 신지식은 가능하다는 강한 확신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클라크의 신학 작품들에는 대부분의 신약 서신들을 포함하는 그의 논평들이 산재되어 있다. 이러한 논평들은 그가 그리스도와 최고의 권위로서의 성경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잘 보여 준다. 훗날 로날드 내쉬(Ronald Nash)는 클라크를 가리켜 “우리 세기에서 가장 위대한 기독교 사상가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평하였으며, 칼 헨리(Carl Henry)는 “우리 시대의 가장 심오한 복음주의적인 개신교 철학자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언급하였다.[정성구, 『개혁주의 인명사전』 (서울: 총신대학교출판사, 2001), 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