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본카테고리

100일 성경통독 22일차 [사사기 19-21, 룻기 1-4, 사무엘상 1-4] 새번역 [The Bible in 100 Days] 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들은

반응형

사사기 19

한 레위 사람과 그의 첩

1 이스라엘에 왕이 없던 때에, 한 레위 남자가 에브라임의 산골에 들어가서 살고 있었다. 그는 유다 땅의 베들레헴에서 한 여자를 첩으로 데려왔다. 2그러나 무슨 일로 화가 난 그 여자는, 그를 떠나 유다 땅의 베들레헴에 있는 자기 친정 집으로 돌아가서, 넉 달 동안이나 머물러 있었다. 3그래서 그 남편은 그 여자의 마음을 달래서 데려오려고, 자기의 종과 함께 나귀 두 마리를 끌어내어 길을 떠났다. 그 여자가 그를 자기 아버지의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자, 그 젊은 여자의 아버지가 그를 보고 기쁘게 맞이하였다. 4그의 장인 곧 그 젊은 여자의 아버지가 그를 붙들므로, 그는 사흘 동안 함께 지내며 먹고 마시면서,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5나흘째 되는 날, 그가 아침 일찍 깨어 떠나려고 일어서니, 그 젊은 여자의 아버지가 사위에게 말하였다. “빵을 좀 더 먹고서 속이 든든해지거든 떠나게.” 6그래서 그들 두 사람은 또 앉아서 함께 먹고 마셨다. 그 젊은 여자의 아버지가 사위에게 말하였다. “부디 오늘 하룻밤 더 여기서 묵으면서 기분좋게 쉬게.” 7그 사람은 일어나 가려고 하였으나, 그의 장인이 권하여 다시 거기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8닷새째 되는 날 아침에 그가 일찍 일어나 떠나려고 하니, 그 젊은 여자의 아버지가 권하였다. “우선 속이 든든해지도록 무얼 좀 먹고 쉬었다가, 한낮을 피하여 천천히 떠나게.” 그들 둘은 또 음식을 먹었다. 9그 사람이 일어나 자기의 첩과 종을 데리고 떠나려고 하니, 그의 장인인 그 젊은 여자의 아버지가 그에게 권하였다. “자, 오늘은 이미 날이 저물어 가니, 하룻밤만 더 묵어 가게. 이제 날이 저물었으니, 여기서 머물면서 기분좋게 쉬고,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길을 떠나, 자네의 집으로 가게.” 10그러나 그 사람은 하룻밤을 더 묵을 생각이 없어서, 일어나서 나귀 두 마리에 안장을 지우고, 첩과 함께 길을 떠나, 여부스의 맞은쪽에 이르렀다. (여부스는 곧 예루살렘이다.) 11그들이 여부스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에, 벌써 하루 해가 저물고 있었다. 그의 종이 주인에게 말하였다. “이제 발길을 돌려 여부스 사람의 성읍으로 들어가, 거기에서 하룻밤 묵어서 가시지요.”

12그러나 그의 주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안 된다. 이스라엘 자손이 아닌 이 이방 사람의 성읍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기브아까지 가야 한다.” 13그는 종에게 또 말하였다. “기브아나 라마, 두 곳 가운데 어느 한 곳에 가서 묵도록 하자.” 14그래서 그들이 그 곳을 지나 계속 나아갈 때에, 베냐민 지파의 땅인 기브아 가까이에서 해가 지고 말았다. 15그들은 기브아에 들어가서 묵으려고 그리로 발길을 돌렸다. 그들이 들어가 성읍 광장에 앉았으나, 아무도 그들을 집으로 맞아들여 묵게 하는 사람이 없었다.

16마침 그 때에 해가 저물어 밭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한 노인이 있었다. 그는 본래 에브라임 산간지방 사람인데, 그 때에 그는 기브아에서 살고 있었다. (기브아의 주민은 베냐민 자손이다.) 17그 노인이 성읍 광장에 나그네들이 있는 것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어디로 가는 길인지, 어디서 왔는지를 물었다. 18레위 사람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우리는 유다 땅의 베들레헴에서 길을 떠나, 내가 사는 에브라임 산골로 가는 길입니다. 나는 유다 땅의 베들레헴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이 곳에서는 아무도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이 없습니다. 19우리에게는 나귀에게 먹일 먹이도 있고, 또 나와 나의 처와 종이 함께 먹을 빵과 포도주도 있습니다. 부족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20노인이 말하였다. “잘 오셨소. 우리 집으로 갑시다. 내가 잘 돌보아 드리리다. 광장에서 밤을 새워서는 안 되지요.” 21노인은 그들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나귀에게 먹이를 주었다. 그들은 발을 씻고 나서, 먹고 마셨다.

22그들이 한참 즐겁게 쉬고 있을 때에, 그 성읍의 불량한 사내들이 몰려와서, 그 집을 둘러싸고, 문을 두드리며, 집 주인인 노인에게 소리질렀다. “노인의 집에 들어온 그 남자를 끌어내시오. 우리가 그 사람하고 관계를 좀 해야겠소.”

23그러자 주인 노인이 밖으로 나가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보시오, 젊은이들, 제발 이러지 마시오. 이 사람은 우리 집에 온 손님이니, 그에게 악한 일을 하지 마시오. 제발 이런 수치스러운 일을 하지 마시오. 24여기 처녀인 내 딸과 그 사람의 첩을 내가 끌어내다 줄 터이니, 그들을 데리고 가서 당신들 좋을 대로 하시오. 그러나 이 남자에게만은 그런 수치스러운 일을 하지 마시오.” 25그러나 그 불량배들은 노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레위 사람은 자기 첩을 밖으로 내보내어 그 남자들에게 주었다. 그러자 그 남자들이 밤새도록 그 여자를 윤간하여 욕보인 뒤에, 새벽에 동이 틀 때에야 놓아 주었다.

26동이 트자, 그 여자는, 자기 남편이 있는 그 노인의 집으로 돌아와, 문에 쓰러져서,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27그 여자의 남편이 아침에 일어나서, 그 집의 문을 열고 떠나려고 나와 보니, 자기 첩인 그 여자가 두 팔로 문지방을 잡고 문간에 쓰러져 있었다. 28일어나서 같이 가자고 말하였으나,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는 그 여자의 주검을 나귀에 싣고, 길을 떠나 자기 고장으로 갔다. 29집에 들어서자마자 칼을 가져다가, 첩의 주검을 열두 토막을 내고, 이스라엘 온 지역으로 그것을 보냈다. 30그것을 보는 사람들마다 이구 동성으로 말하였다. “이스라엘 자손이 이집트에서 나온 날부터 오늘까지 이런 일은 일어난 적도 없고, 또 본 일도 없다. 이 일을 깊이 생각하여 보고 의논한 다음에, 의견을 말하기로 하자.”

사사기 20

이스라엘이 전쟁준비를 하다

1그리하여 북쪽의 에서부터 남쪽의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 또 동쪽의 길르앗 땅에서도, 모든 이스라엘 자손이 쏟아져 나와서, 온 회중이 한꺼번에 미스바에서 주님 앞에 모였다. 2이 때에 온 백성 곧 이스라엘 온 지파의 지도자들도 하나님의 백성의 총회에 참석하였다. 칼을 찬 보병도 사십만 명이나 모였다. 3베냐민 자손은 모든 이스라엘 자손이 미스바로 올라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때에 이스라엘 자손이 그 레위 사람에게 물었다. “이런 수치스러운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말하여 보시오.” 4그러자 죽은 여자의 남편인 그 레위 사람이 대답하였다. “나는 첩을 데리고 베냐민 사람의 땅에 있는 기브아로 간 적이 있습니다. 하룻밤을 묵을 셈이었습니다. 5그 날 밤에 기브아 사람들이 몰려와서, 나를 해치려고, 내가 묵고 있던 집을 둘러쌌습니다. 그들은 나를 죽이려 하였으나, 나 대신에 내 첩을 폭행하여, 그가 죽었습니다. 6내가 나의 첩의 주검을 토막 내어 이스라엘이 유산으로 받은 모든 지역으로 보낸 것은, 그들이 이스라엘에서 이처럼 음란하고 수치스러운 일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7여러분은 모두 이스라엘 자손이 아니십니까? 이제 여러분의 생각과 대책을 내놓으십시오!”

8그러자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일어나서 외쳤다. “우리 가운데서 한 사람도 자기 장막으로 가서는 안 된다. 아무도 집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9이제 기브아 사람들에게 우리가 할 일은 이렇다. 제비를 뽑아 그들을 치자. 10이스라엘의 모든 지파에서 백 명마다 열 명을, 천 명마다 백 명을, 만 명마다 천 명을 뽑아서, 그들에게 군인들이 먹을 양식을 마련하게 하고, 군인들은 베냐민 땅에 있는 기브아로 가서, 기브아 사람이 이스라엘 안에서 저지른 이 모든 수치스러운 일을 벌하게 하자.” 11그리하여 모든 이스라엘 사람이 하나같이 뭉쳐서, 그 성읍을 치려고 모였다.

12 이스라엘의 지파들이 베냐민 온 지파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렇게 말을 전하였다. “당신들 가운데서 이런 악한 일이 일어나다니, 어찌 된 일이오? 13그러니 당신들은 이제 기브아에 있는 그 불량배들을 우리 손에 넘겨서, 우리가 그들을 죽여 이스라엘에서 이런 악한 일을 없애게 하시오.” 그러나 베냐민 자손은 그들의 친족인 이스라엘 자손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14오히려 베냐민 자손은 이스라엘 자손과 싸우러 나가려고, 모든 성읍에서 기브아로 모여들었다. 15그 날에 모여든 베냐민 자손은, 기브아의 주민들 가운데서 뽑은 칠백 명 외에도, 각 성읍에서 나온, 칼을 쓸 줄 아는 사람 이만 육천 명이 합세하였다. 16이 모든 사람 가운데서 뽑힌 칠백 명 왼손잡이들은, 무릿매로 돌을 던져 머리카락도 빗나가지 않고 맞히는 사람들이었다. 17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베냐민 자손을 제외하고도, 칼을 쓸 줄 아는 사람이 사십만 명이나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잘 싸우는 용사였다.

베냐민 지파와의 전쟁

18 이스라엘 자손이 일어나 베델로 올라가서, 하나님께 여쭈었다. “우리 가운데 어느 지파가 먼저 올라가서 베냐민 자손과 싸워야 합니까?”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유다 지파가 먼저 올라가거라.”

19다음날 아침에 이스라엘 자손이 출동하여, 기브아 맞은편에 진을 쳤다. 20이스라엘 사람은 베냐민 자손과 싸우려고 나가서, 기브아를 마주 보고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21그러자 베냐민 자손이 기브아에서 나와, 그 날에 이스라엘 사람 이만 이천 명을 땅에 쓰러뜨렸다. 22-23그래서 이스라엘 자손은 베델로 올라가서, 주님 앞에서 날이 저물도록 목놓아 울면서 여쭈었다. “우리가 다시 가서, 우리의 동기 베냐민 자손과 싸워도 되겠습니까?” 그 때에 주님께서 “올라가서 싸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스스로 용기를 내어, 첫날 대열을 갖추었던 그 곳으로 가서, 다시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24그 이튿날에 이스라엘 자손이 베냐민 자손을 치려고 가까이 나아갔다. 25베냐민 자손은 이튿날에도 그들을 대항하려고 기브아에서 나와서, 이스라엘 자손 만 팔천 명을 땅에 쓰러뜨렸는데, 죽은 이들은 모두 칼을 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26그러자 온 이스라엘 자손은 베델로 올라가서, 주님 앞에서 목놓아 울었다. 그들은 거기에 앉아서 날이 저물도록 금식하고, 주님께 화목제와 번제를 드리고, 27주님께 여쭈었다. (그 때는 하나님의 언약궤가 베델에 있었고, 28아론의 손자이며 엘르아살의 아들인 비느하스가 제사장으로 있는 때였다.) “우리가 또다시 올라가서 우리의 동기 베냐민 자손과 싸워도 되겠습니까, 아니면 그만두어야 하겠습니까?”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올라가거라. 내일은 틀림없이 내가 그들을 너희 손에 넘겨 주겠다.”

29 이스라엘이 기브아 둘레에 군인들을 매복시켰다. 30사흘째 되는 날 이스라엘 자손은 베냐민 자손을 치러 올라가서, 전과 마찬가지로 기브아 쪽으로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31베냐민 자손도 그들을 대항하려고 나왔으나, 꾐에 빠져 성읍에서 멀리 떠나게 되었다. 베냐민 자손은, 한 쪽은 베델로 올라가는 길과 만나고 다른 한 쪽은 기브아로 가는 길과 만나는 큰 길과 들에서, 전과 같이 이스라엘 자손을 치기 시작하여, 그들을 서른 명 가량 죽였다. 32그러자 베냐민 자손은 이스라엘 자손이 처음과 같이 자기들에게 지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은 “우리가 도망치는 척하여 그들을 성읍에서 큰 길까지 꾀어 내자” 하고 말하였다. 33그 때에 모든 이스라엘 주력부대는 자기들이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바알다말에서 대열을 갖추었으며, 이스라엘의 매복부대는 기브아 주변에 숨어 있다가 거기에서 쏟아져 나왔다. 34온 이스라엘에서 뽑힌 만 명이 기브아 정면에 이르자 전투는 치열해졌다. 그러나 베냐민 자손은 자기들에게 재앙이 미친 것을 알지 못하였다. 35주님께서 이스라엘 앞에서 베냐민을 치셨으므로, 그 날 이스라엘 자손이 칼을 쓸 줄 아는 베냐민 사람 이만 오천백 명을 모두 쳐죽였다. 36그제서야 베냐민 자손은 자기들이 패한 것을 알았다.

이스라엘이 승리한 방법

이스라엘의 주력부대가 자기들이 있던 자리를 베냐민에게 내주고 물러선 것은, 기브아 둘레에 매복시켜 둔 병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37매복한 군인들이 급히 나와 기브아로 돌격하여 사방으로 흩어져서, 칼날로 기브아의 성읍 주민을 다 쳐죽였다. 38이스라엘 주력부대와 매복부대 사이에서는, 성읍에서 큰 연기가 구름기둥처럼 치솟는 것으로 신호를 삼자는 약속이 이미 되어 있었다. 39이스라엘 사람들이 싸우다가 물러서자, 베냐민 사람들은 이스라엘 사람들 서른 명 가량을 쳐죽이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난번 싸움에서처럼 자기들에게 꼼짝없이 진다고 생각하였다. 40그러나 성읍에서 연기가 구름기둥처럼 치솟아오를 때에 베냐민 사람들이 뒤돌아보니, 온 성읍이 불바다가 되어 불길이 하늘로 치솟는 것이 아닌가! 41이스라엘 사람들이 반격하니, 베냐민 사람들은 패색이 짙은 것을 깨닫고, 몹시 겁에 질렸다. 42그들은 이스라엘 사람들 앞에서 물러나 광야길로 방향을 돌렸으나, 퇴로가 막혔다. 그들은 이스라엘 주력부대와 성읍을 치고 나온 부대 사이에 끼여 협살당하고 말았다. 43이스라엘 사람들은 베냐민 사람들을 포위하고, 쉬지 않고 동쪽으로 기브아 맞은쪽에 이르기까지 추격하며 쳐부수었다. 44그 때에 베냐민 사람들이 만 팔천 명이나 쓰러졌는데, 그들은 모두 용사였다. 45베냐민의 나머지 패잔병은 방향을 바꾸어 광야 쪽 림몬 바위 있는 데까지 도망쳤으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큰 길에서 오천 명을 이삭 줍듯이 모조리 죽이고, 기돔에까지 쫓아가서 덮쳐 또 이천 명을 죽였다. 46베냐민 사람들 가운데서 칼을 쓸 줄 아는 사람 이만 오천 명이 그 날 모두 쓰러졌는데, 그들은 모두 용사들이었다.

47그러나 육백 명은 방향을 돌려 광야 쪽 림몬 바위까지 도망쳐서, 넉 달을 그 림몬 바위 있는 곳에서 숨어 살았다. 48이스라엘 사람들은 다시 베냐민 자손에게로 돌아와서, 그 성읍에서 사람이나 가축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모두 칼로 쳐서 죽였다. 그들은 그 일대의 성읍도 모두 불살랐다.

사사기 21

베냐민 사람들의 아내

1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미 미스바에서 “우리 가운데서는 아무도 딸을 베냐민 사람과 결혼시키지 않도록 하자!” 하고 맹세한 일이 있었다. 2이스라엘 백성은 베델에 이르러, 거기에서 저녁이 되도록 하나님 앞에 앉아 소리를 높여 크게 통곡하였다. 3그들은 울부짖었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 어찌하여 이런 일이 이스라엘에서 일어났습니까? 오늘 한 지파가 끝내 이스라엘에서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4다음날 아침이 되자, 백성은 일찍 일어나 거기에 한 제단을 쌓고 번제와 화목제를 드렸다. 5그런 다음에 이스라엘 자손은 이스라엘 모든 지파 가운데서 어느 지파가 주님 앞에 모인 그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는지 알아보았다. 누구든지 미스바에 올라와서 주님 앞에 나아오지 않으면, 죽이기로 굳게 맹세하였기 때문이다. 6이스라엘 자손은 그들의 동기 베냐민 자손에 대하여 측은한 마음이 생겨서 “오늘 이스라엘에서 지파 하나가 없어져 버렸다. 7우리 스스로가 이미 우리 딸을 그들과는 결혼시키지 않기로 주님께 맹세하였으니, 우리가 어떻게 해야 그 살아 남은 사람들에게 아내를 구해 줄 수 있겠는가?” 하고 걱정하였다.

8그래서 그들은 이스라엘 지파 가운데 어느 지파가 미스바에 올라오지 않았는지, 주님 앞에 나아오지 않았는지를 알아보았다. 그러자 길르앗의 야베스에서는 한 사람도 진으로 오지도 않고, 이 총회에도 참석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9그들이 백성을 일일이 살펴보니, 정말 길르앗의 야베스 주민은 한 사람도 없었다. 10그래서 회중은 가장 용감한 군인 만 이천 명을 그리로 보내면서 명령하였다. “너희는 가서 길르앗의 야베스 주민을, 여자나 어린 아이 할 것 없이, 칼로 쳐서 죽여라. 11너희가 할 일은, 남자를 모두 죽이고, 남자와 동침한 일이 있는 여자도 모조리 죽이는 것이다.” 12그들은 길르앗의 야베스 주민 가운데서 아직 남자와 한번도 동침하지 않은 처녀 사백 명을 찾아내어, 가나안 땅의 실로에 있는 진으로 데리고 왔다.

13그리고 나서 온 회중은 림몬 바위에 숨어서 사는 베냐민 자손에게 사람을 보내어 그들과 화친을 선언한다는 말을 전하였다. 14그 때에 베냐민 자손이 돌아오니, 이스라엘 사람들은 길르앗의 야베스의 여자들 가운데서 살려둔 여자들을 그들과 결혼시켰다. 그러나 여자의 수가 모자랐다.

15주님께서 이스라엘 지파들 가운데서 한 지파가 비어 틈이 생기게 하셨으므로, 이스라엘 백성은 베냐민 지파가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6그 때에 회중의 장로들이 걱정하였다. “베냐민 지파 가운데서 여자들이 다 죽었으니, 이제 우리가 어떻게 하여야 살아 남은 남자들에게 아내를 짝지어 줄 수 있겠습니까?” 17그들이 또 말하였다. “베냐민 지파에서 살아 남은 남자들에게도 유산이 있어야, 이스라엘 가운데서 한 지파가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18그러나 이미 이스라엘 자손이, 자기 딸을 베냐민 사람과 결혼시키는 사람은 누구든지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맹세하였으니, 우리는 아무도 우리의 딸들을 그들과 결혼시킬 수 없습니다.” 19그래서 그들은 한 묘안을 생각해 냈다. “그렇다! 실로에서 해마다 열리는 주님의 축제가 곧 다가온다.” (실로는 베델 북쪽, 르보나 남쪽, 베델에서 세겜으로 올라가는 큰 길 동쪽에 있다.) 20그리고 그들은 베냐민 자손에게 이렇게 지시하였다. “당신들은 가서 포도원에 숨어서 21살피다가, 실로의 처녀들이 춤을 추러 나오면, 포도원에서 달려나와, 그 실로의 처녀들 가운데서 하나씩 붙들어 아내를 삼아, 베냐민 땅으로 돌아가시오. 22그들의 아버지들이나 오라버니들이 우리에게 와서 시비를 걸면, 우리가 그들에게 ‘전쟁에서 여자를 잡아다가 아내로 삼듯 여자들을 빼앗아 온 것이 아니니, 딸들을 그들의 아내로 삼도록 하여 주시오. 또 당신들이 딸들을 그들에게 준 것이 아니니, 당신들이 맹세한 것을 스스로 깨뜨린 것도 아니오’ 하고 답변해 주겠소.” 23그래서 베냐민 자손은 그 지시대로 하였다. 그들은, 춤추는 여자들 가운데서 자신들의 수효만큼 여자들을 붙들어 아내로 삼고, 자기들이 유산으로 얻은 땅으로 돌아가서, 성읍들을 재건하고, 거기에서 살았다. 24그 때에야 이스라엘 자손도 그 곳을 떠나, 각자 자기 지파와 자기 가족에게로 돌아갔다. 곧 각자가 그 곳에서 떠나 자기가 유산으로 얻은 땅으로 돌아간 것이다.

25그 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뜻에 맞는 대로 하였다.

룻기 1

엘리멜렉과 그 가족의 모압 이주

1 사사 시대에 그 땅에 기근이 든 일이 있었다. 그 때에 유다 베들레헴 태생의 한 남자가, 모압 지방으로 가서 임시로 살려고, 아내와 두 아들을 데리고 길을 떠났다. 2그 남자의 이름은 엘리멜렉이고, 아내의 이름은 나오미이며, 두 아들의 이름은 말론과 기룐이다. 그들은 유다 베들레헴 태생으로서, 에브랏 가문 사람인데, 모압 지방으로 건너가 거기에서 살았다. 3그러다가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이 죽고, 나오미와 두 아들만 남았다. 4두 아들은 다 모압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였는데, 한 여자의 이름은 이고, 또 한 여자의 이름은 오르바였다. 그들은 거기서 십 년쯤 살았다. 5그러다가 아들 말론과 기룐이 죽으니, 나오미는 남편에 이어 두 아들마저 잃고, 홀로 남았다.

룻이 베들레헴으로 오다

6 모압 지방에서 사는 동안에, 나오미는 주님께서 백성을 돌보셔서 고향에 풍년이 들게 하셨다는 말을 듣고, 두 며느리와 함께 모압 지방을 떠날 채비를 차렸다. 7나오미가 살던 곳을 떠날 때에, 두 며느리도 함께 떠났다. 그들은 유다 땅으로 돌아가려고 길을 나섰다. 8길을 가다가, 나오미가 두 며느리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제각기 친정으로 돌아가거라. 너희가, 죽은 너희의 남편들과 나를 한결같이 사랑하여 주었으니, 주님께서도 너희에게 그렇게 해주시기를 빈다. 9너희가 각각 새 남편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도록, 주님께서 돌보아 주시기를 바란다.” 나오미가 작별하려고 그들에게 입을 맞추니, 며느리들이 큰소리로 울면서 10말하였다. “아닙니다. 우리도 어머님과 함께 어머님의 겨레에게로 돌아가겠습니다.” 11그러나 나오미는 말렸다. “돌아가 다오, 내 딸들아. 어찌하여 나와 함께 가려고 하느냐? 아직, 내 뱃속에 아들들이 들어 있어서, 그것들이 너희 남편이라도 될 수 있다는 말이냐? 12돌아가 다오, 내 딸들아. 제발 돌아가거라. 재혼을 하기에는, 내가 너무 늙었다. 설령, 나에게 어떤 희망이 있다거나, 오늘 밤 내가 남편을 맞아들여 아들들을 낳게 된다거나 하더라도, 13너희가, 그것들이 클 때까지 기다릴 셈이냐? 그 때까지 재혼도 하지 않고, 홀로들 지내겠다는 말이냐? 아서라, 내 딸들아. 너희들 처지를 생각하니, 내 마음이 너무나 괴롭구나. 주님께서 손으로 나를 치신 것이 분명하다.”

14그들은 다시 한 번 큰소리로 울었다. 마침내 오르바는 시어머니에게 입맞추면서 작별 인사를 드리고 떠났다. 그러나 은 오히려 시어머니 곁에 더 달라붙었다. 15그러자 나오미가 다시 타일렀다. “보아라, 네 동서는 저의 겨레와 신에게로 돌아갔다. 너도 네 동서의 뒤를 따라 돌아가거라.”

16그러자 이 대답하였다.

“나더러, 어머님 곁을 떠나라거나,

어머님을 뒤따르지 말고

돌아가라고는

강요하지 마십시오.

어머님이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님이 머무르시는 곳에

나도 머무르겠습니다.

어머님의 겨레가 내 겨레이고,

어머님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입니다.

17어머님이 숨을 거두시는 곳에서

나도 죽고,

그 곳에 나도 묻히겠습니다.

죽음이 어머님과 나를 떼어놓기 전에

내가 어머님을 떠난다면,

주님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시고

또 더 내리신다 하여도

달게 받겠습니다.”

18 나오미는 이 자기와 함께 가기로 굳게 마음먹은 것을 보고,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19그 두 사람은 길을 떠나서, 베들레헴에 이르렀다. 그들이 베들레헴에 이르니, 온 마을이 떠들썩하였다. 아낙네들이 “이게 정말 나오미인가?” 하고 말하였다. 20나오미가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나를 나오미라고 부르지들 마십시오. 전능하신 분께서 나를 몹시도 괴롭게 하셨으니, 이제는 나를 마라라고 부르십시오. 21나는 가득 찬 채로 이 곳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나를 텅 비어서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치시고, 전능하신 분께서 나를 불행하게 하셨는데, 이제 나를 나오미라고 부를 까닭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22이렇게 하여 나오미는 모압 여인인 며느리 과 함께 모압 지방에서 돌아왔다. 그들이 베들레헴에 이르렀을 때는 보리를 거두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룻기 2

룻이 보아스를 만나다

1 나오미에게는 남편 쪽으로 친족이 한 사람 있었다. 그는 엘리멜렉과 집안간으로서, 재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의 이름은 보아스이다.

2어느 날 모압 여인 이 나오미에게 말하였다. “밭에 나가 볼까 합니다. 혹시 나에게 잘 대하여 주는 사람을 만나면, 그를 따라다니면서 떨어진 이삭을 주울까 합니다.” 나오미가 에게 대답하였다. “그래, 나가 보아라.” 3그리하여 은 밭으로 나가서, 곡식 거두는 일꾼들을 따라다니며 이삭을 주웠다.

그가 간 곳은 우연히도, 엘리멜렉과 집안간인 보아스의 밭이었다. 4그 때에 마침 보아스가 베들레헴 성읍에서 왔다. 그는 “주님께서 자네들과 함께 하시기를 비네” 하면서, 곡식을 거두고 있는 일꾼들을 격려하였다. 그들도 보아스에게 “주님께서 주인 어른께 복을 베푸시기 바랍니다” 하고 인사하였다. 5보아스가 일꾼들을 감독하는 젊은이에게 물었다. “저 젊은 여인은 뉘 집 아낙인가?” 6일꾼들을 감독하는 젊은이가 대답하였다. “저 젊은 여인은 나오미와 함께 모압 지방에서 돌아온 모압 사람입니다. 7일꾼들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곡식단 사이에서 떨어진 이삭을 줍도록 허락해 달라고 하더니, 아침부터 와서 지금까지 저렇게 서 있습니다. 아까 여기 밭집에서 잠깐 쉬었을 뿐입니다.” 8보아스가 에게 말하였다. “여보시오, 새댁,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으시오. 이삭을 주우려고 다른 밭으로 가지 마시오. 여기를 떠나지 말고, 우리 밭에서 일하는 여자들을 바싹 따라다니도록 하시오. 9우리 일꾼들이 곡식을 거두는 밭에서 눈길을 돌리지 말고, 여자들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이삭을 줍도록 하시오. 젊은 남자 일꾼들에게는 댁을 건드리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두겠소. 목이 마르거든 주저하지 말고 물단지에 가서, 젊은 남자 일꾼들이 길어다가 둔 물을 마시도록 하시오.” 10그러자 은 엎드려 이마를 땅에 대고 절을 하면서, 보아스에게 말하였다. “저는 한낱 이방 여자일 뿐인데, 어찌하여 저같은 것을 이렇게까지 잘 보살피시고 생각하여 주십니까?” 11보아스가 에게 대답하였다. “남편을 잃은 뒤에 댁이 시어머니에게 어떻게 하였는지를, 자세히 들어서 다 알고 있소. 댁은 친정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고, 태어난 땅을 떠나서, 엊그제까지만 해도 알지 못하던 다른 백성에게로 오지 않았소? 12댁이 한 일은 주님께서 갚아 주실 것이오. 이제 댁이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날개 밑으로 보호를 받으러 왔으니, 그분께서 댁에게 넉넉히 갚아 주실 것이오.” 13이 대답하였다. “어른께서 이토록 잘 보살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어른께서 거느리고 계신 여종들 축에도 끼지 못할 이 종을 이처럼 위로하여 주시니, 보잘것없는 이 몸이 큰 용기를 얻습니다.”

14먹을 때가 되어서, 보아스가 그에게 말하였다. “이리로 오시오. 음식을 듭시다. 빵 조각을 초에 찍어서 드시오.” 이 일꾼들 옆에 앉으니, 보아스는 그 여인에게 볶은 곡식을 내주었다. 볶은 곡식은 이 배불리 먹고도 남았다. 15이 이삭을 주우러 가려고 일어서자, 보아스가 젊은 남자 일꾼들에게 일렀다. “저 여인이 이삭을 주울 때에는 곡식단 사이에서도 줍도록 하게. 자네들은 저 여인을 괴롭히지 말게. 16그를 나무라지 말고, 오히려 단에서 조금씩 이삭을 뽑아 흘려서, 그 여인이 줍도록 해주게.”

17 은 저녁때까지 밭에서 이삭을 주웠다. 주운 이삭을 떠니, 보리가 한 에바쯤 되었다. 18은 그것을 가지고 성읍으로 돌아갔다. 은 주워 온 곡식을 시어머니에게 내보였다. 배불리 먹고 남은 볶은 곡식도 꺼내서 드렸다. 19시어머니가 그에게 물었다. “오늘 어디서 이삭을 주웠느냐? 어디서 일을 하였느냐? 너를 이처럼 생각하여 준 사람에게, 하나님이 복을 베푸시기를 바란다.” 그러자 은 시어머니에게, 자기가 누구네 밭에서 일하였는지를 말하였다. “오늘 내가 가서 일한 밭의 주인 이름은 보아스라고 합니다.” 20나오미가 며느리에게 말하였다. “그는 틀림없이 주님께 복받을 사람이다. 그 사람은, 먼저 세상을 뜬 우리 식구들에게도 자비를 베풀더니, 살아 있는 우리에게도 한결같이 자비를 베푸는구나.” 나오미가 그에게 말을 계속하였다. “그 사람은 우리와 가까운 사이다. 그는 집안간으로서 우리를 맡아야 할 사람이다.” 21모압 여인 이 말하였다. “그뿐이 아닙니다. 그가 데리고 있는 젊은 남자 일꾼들이 곡식 거두기를 다 끝낼 때까지, 그들을 바싹 따라다니라고 하였습니다.” 22나오미가 며느리 에게 일렀다. “얘야, 그가 데리고 있는 젊은 여자들과 함께 다니는 것이 좋겠구나. 젊은 남자 일꾼들에게 시달림을 받다가 다른 밭으로 가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23그리하여 은, 보리 거두기뿐만 아니라 밀 거두기가 끝날 때까지도, 보아스 집안의 젊은 여자들을 바싹 따라다니면서 이삭을 주웠다. 그러면서 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룻기 3

룻이 보아스와 가까워지다

1시어머니 나오미가 에게 말하였다. “얘야, 네가 행복하게 살 만한 안락한 가정을, 내가 찾아보아야 하겠다. 2생각하여 보렴. 우리의 친족 가운데에 보아스라는 사람이 있지 아니하냐? 네가 요즈음 그 집 여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잘 들어 보아라. 오늘 밤에 그가 타작 마당에서 보리를 까부를 것이다. 3너는 목욕을 하고, 향수를 바르고, 고운 옷으로 몸을 단장하고서, 타작 마당으로 내려가거라. 그 사람이 먹고 마시기를 마칠 때까지, 너는 그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4그가 잠자리에 들 때에, 너는 그가 눕는 자리를 잘 보아 두었다가, 다가가서 그의 발치를 들치고 누워라. 그러면 그가 너의 할 일을 일러줄 것이다.” 5이 시어머니에게 대답하였다. “어머님께서 일러주신 대로 다 하겠습니다.”

6그는 타작 마당으로 내려가서, 시어머니가 시킨 대로 다 하였다. 7보아스는 실컷 먹고 마시고 나서, 흡족한 마음으로 낟가리 곁으로 가서 누웠다. 이 살그머니 다가가서, 보아스의 발치를 들치고 누웠다. 8한밤중이 되었을 때에, 보아스는 으시시 떨면서 돌아눕다가, 웬 여인이 자기 발치께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9“누구요?” 하고 물었다. 이 대답하였다. “어른의 종 입니다. 어른의 품에 이 종을 안아 주십시오. 어른이야말로 집안 어른으로서 저를 맡아야 할 분이십니다.” 10보아스가 에게 말하였다. “이봐요, , 그대는 주님께 복받을 여인이오. 가난하든 부유하든 젊은 남자를 따라감직한데, 그렇게 하지 않으니, 지금 그대가 보여 준 갸륵한 마음씨는, 이제까지 보여 준 것보다 더욱더 값진 것이오. 11이제부터는 걱정하지 마시오, . 그대가 바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겠소. 그대가 정숙한 여인이라는 것은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소. 12내가 집안간으로서 그대를 맡아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은 틀림없소. 하지만 그대를 맡아야 할 사람으로, 나보다 더 가까운 친족이 한 사람 있소. 13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고, 날이 밝거든 봅시다. 그가 집안간으로서 그대를 맡겠다면, 좋소.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그 때에는 내가 그대를 맡겠소. 이것은 내가, 살아 계신 주님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오. 아침까지 여기 누워 있으시오.”

14 은 새벽녘까지 그의 발치에 누워 있다가, 서로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운 이른 새벽에 일어났다. 이것은 보아스가, 그 여인이 타작 마당에 와서 있었다는 것을 남들이 알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15보아스가 말하였다. “걸치고 있는 겉옷을 이리 가지고 와서, 펴서 꼭 잡으시오.” 보아스는, 이 겉옷을 펴서 잡고 있는 동안, 보리를 여섯 번 되어서 그에게 이워 주고는 성읍으로 들어갔다.

16 이 시어머니에게 돌아오니, 시어머니가 물었다. “얘야, 어찌 되었느냐?” 은 그 남자가 자기에게 한 일을 시어머니에게 낱낱이 말하고, 17덧붙여서 말하였다. “여섯 번이나 되어서 준 이 보리는, 어머님께 빈 손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바로 그가 손수 담아 준 것입니다.” 18그러자 시어머니가 일렀다. “얘야, 일이 어떻게 될지 확실해질 때까지, 너는 가만히 기다리고 있거라. 아마 그 사람은 지금쯤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이 일을 마무리 짓는 데, 오늘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다.”

룻기 4

룻이 보아스와 결혼하다

1 보아스가 성문 위 회관으로 올라가서 앉아 있는데, 그가 말하던, 집안간으로서의 책임을 져야 할 바로 그 사람이 마침 지나가고 있었다. 보아스가 그에게 “여보시오, 이리로 좀 올라와서 앉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가 올라와서 앉았다. 2보아스는 성읍 원로 열 사람을 청하여, 그 자리에 함께 앉도록 하였다. 그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 와서 앉자 3보아스가 집안간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에게 말하였다. “모압 지방에서 돌아온 나오미가 우리의 친족 엘리멜렉이 가지고 있는 밭을 팔려고 내놓았소. 4나는 이 사실을 분명히 알려 드리오. 여기 앉아 계시는 분들과 우리 마을 어른들께서 보시는 앞에서, 나는 당신이 그 밭을 사라고 말씀드리오. 당신이 집안간으로서의 책임을 지겠다면, 그렇게 하시오. 그러나 집안간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겠다면,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하여 주시오. 당신이 집안간으로서의 책임이 있는 첫째 사람이오. 나는 그 다음이오.” 그러자 그가 대답하였다. “내가 집안간으로서의 책임을 지겠소.” 5보아스가 다시 말하였다. “그렇다면, 나오미의 손에서 그 밭을 사는 날로, 고인의 아내인 모압 여인 도 아내로 맞아들여야 하오. 그렇게 하여야만, 그가 물려받은 그 유산이 고인의 이름으로 남게 될 것이오.” 6그러자 집안간으로서의 책임이 있는 그 사람이 말하였다. “그런 조건이라면 나는 집안간으로서의 책임을 질 수 없소. 잘못하다가는 내 재산만 축나겠소. 나는 그 책임을 질 수 없으니, 당신이 내가 져야 할 집안간으로서의 책임을 지시오.”

7옛적에 이스라엘에는, 유산매매나 물물교환과 같은 일을 법적으로 분명히 할 때에는, 한쪽 사람이 다른 한쪽 사람에게 자기의 신을 벗어서 주는 관습이 있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렇게 함으로써 일이 확정된다는 증거를 삼았다. 8집안간으로서의 책임이 있는 그 사람이 보아스에게 “당신이 사시오” 하면서, 자기의 신을 벗어 주었다. 9그러자 보아스가 원로들과 온 마을 사람들에게 선언하였다. “여러분은 오늘 이 일의 증인입니다. 나는 엘리멜렉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과, 기룐과 말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나오미의 손에서 사겠습니다. 10나는 말론의 아내인 모압 여인 도 아내로 맞아들여서, 그 유산이 고인의 이름으로 남아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여, 고인의 이름이 그의 고향 마을에서도 끊어지지 않고, 친족들 사이에서도 끊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이 일의 증인입니다.” 11그러자 성문 위 회관에 모인 온 마을 사람들과 원로들이 대답하였다. “우리가 증인입니다. 주님께서, 그대의 집안으로 들어가는 그 여인을, 이스라엘 집안을 일으킨 두 여인 곧 라헬과 레아처럼 되게 해주시기를 빕니다. 에브랏 가문에서 그대가 번성하고, 또한 베들레헴에서 이름을 떨치기를 빕니다. 12주님께서 그 젊은 부인을 통하여 그대에게 자손을 주셔서, 그대의 집안이 다말과 유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베레스의 집안처럼 되게 하시기를 빕니다.”

13 보아스는 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그 여인이 자기 아내가 되자, 그는 그 여인과 동침하였다. 주님께서 그 여인을 보살피시니, 그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14그러자 이웃 여인들이 나오미에게 말하였다. “주님께 찬양을 드립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이 집에 자손을 주셔서, 대가 끊어지지 않게 하셨습니다. 그의 이름이 이스라엘에서 늘 기리어지기를 바랍니다. 15시어머니를 사랑하는 며느리, 아들 일곱보다도 더 나은 며느리가 아기를 낳아 주었으니, 그 아기가 그대에게 생기를 되찾아 줄 것이며, 늘그막에 그대를 돌보아 줄 것입니다.” 16나오미가 그 아기를 받아 자기 품에 안고 어머니 노릇을 하였다. 17이웃 여인들이 그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 주면서 “나오미가 아들을 보았다!” 하고 환호하였다. 그들은 그 아기의 이름을 오벳이라고 하였다. 그가 바로 이새의 아버지요, 다윗의 할아버지이다.

18다음은 베레스의 계보이다. 베레스는 헤스론을 낳고, 19헤스론은 을 낳고, 은 암미나답을 낳고, 20암미나답은 나손을 낳고, 나손은 살몬을 낳고, 21살몬은 보아스를 낳고, 보아스는 오벳을 낳고, 22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을 낳았다.

사무엘기상 1

엘가나의 실로 순례

1 에브라임 지파에 속한 의 자손 엘가나라는 사람이, 에브라임의 산간지방에 있는 라마다임에 살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여로함이고, 할아버지는 엘리후이고, 그 윗대는 도후이고, 그 윗대는 이다. 2엘가나에게는 두 아내가 있었는데, 한 아내의 이름은 한나요, 또 한 아내의 이름은 브닌나였다. 브닌나에게는 자녀들이 있었지만, 한나에게는 자녀가 하나도 없었다. 3엘가나는 매년 한 번씩 자기가 사는 성읍에서 실로로 올라가서, 만군의 주님께 경배하며 제사를 드렸다. 그 곳에는 엘리의 두 아들인 홉니와 비느하스가 주님의 제사장으로 있었다.

4 엘가나는 제사를 드리고 나서는, 늘 아내 브닌나와 그가 낳은 모든 아들딸에게 제물을 각각 한 몫씩 나누어 주곤 하였다. 5그러나 한나에게는 두 몫을 주었다. 비록 주님께서 한나의 태를 닫아 놓으셨지만, 엘가나는 한나를 사랑하였다. 6주님께서 한나의 태를 닫아 놓으셨으므로, 그의 적수인 브닌나는 한나를 괴롭히고 업신여겼다. 7이런 일이 매년 거듭되었다. 한나가 주님의 집으로 올라갈 때마다, 브닌나가 한나의 마음을 늘 그렇게 괴롭혔으므로, 한나는 울기만 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8그럴 때마다 남편 엘가나가 한나를 위로하였다. “여보, 왜 울기만 하오? 왜 먹지 않으려 하오? 왜 늘 그렇게 슬퍼만 하는 거요? 당신이 열 아들을 두었다고 해도, 내가 당신에게 하는 만큼 하겠소?”

한나와 엘리

9한번은 엘가나 일행이 실로에 있는 주님의 집에서 음식을 먹고 마신 뒤에, 한나가 일어나서 자리를 떴다. 그 때에 제사장 엘리는 주님의 성전 문설주 곁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10한나는 괴로운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 흐느껴 울면서 기도하였다. 11한나는 서원하며 아뢰었다. “만군의 주님, 주님께서 주님의 종의 이 비천한 모습을 참으로 불쌍히 보시고, 저를 기억하셔서, 주님의 종을 잊지 않으시고, 이 종에게 아들을 하나 허락하여 주시면, 저는 그 아이의 한평생을 주님께 바치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12 한나가 주님 앞에서 계속 기도를 드리고 있는 동안에, 엘리는 한나의 입술을 지켜보고 있었다. 13한나가 마음 속으로만 기도를 드리고 있었으므로, 입술만 움직이고 소리는 내지 않았다. 그러므로 엘리는, 한나가 술에 취한 줄로 생각하고, 14그를 꾸짖었다. “언제까지 술에 취해 있을 것이오? 포도주를 끊으시오.” 15한나가 대답하였다. “제사장님, 저는 술에 취한 것이 아닙니다. 포도주나 독한 술을 마신 것이 아닙니다. 다만 슬픈 마음을 가눌 길이 없어서, 저의 마음을 주님 앞에 쏟아 놓았을 뿐입니다. 16이 종을 나쁜 여자로 여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너무나도 원통하고 괴로워서, 이처럼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17그러자 엘리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평안한 마음으로 돌아가시오.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그대가 간구한 것을 이루어 주실 것이오.” 18한나가 대답하였다. “제사장님, 이 종을 좋게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한나는 그 길로 가서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는 얼굴에 슬픈 기색을 띠지 않았다. 19다음날 아침, 그들은 일찍 일어나 주님께 경배를 드리고 나서, 라마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사무엘의 출생과 봉헌

엘가나가 아내 한나와 동침하니, 주님께서 한나를 기억하여 주셨다. 20한나가 임신을 하고, 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한나는, 주님께 구하여 얻은 아들이라고 하여, 그 아이의 이름을 사무엘이라고 지었다.

21남편 엘가나가 자기의 온 가족을 데리고 주님께 매년제사와 서원제사를 드리러 올라갈 때가 되었을 때에, 22한나는 함께 올라가지 않고, 자기 남편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아이가 젖을 뗄 때까지 기다렸다가, 젖을 뗀 다음에, 아이를 주님의 집으로 데리고 올라가서, 주님을 뵙게 하고, 아이가 평생 그 곳에 머물러 있게 하려고 합니다. 나는 그 아이를 평생 나실 사람으로 바치겠습니다.” 23남편 엘가나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당신 생각에 그것이 좋으면, 그렇게 하시오. 그 아이가 젖을 뗄 때까지 집에 있으시오. 주님께서 당신의 말대로 이루어 주시기를 바라오.” 그래서 그의 아내는 아들이 젖을 뗄 때까지 집에 머무르면서 아이를 길렀다.

24마침내 아이가 젖을 떼니, 한나는 아이를 데리고, 삼 년 된 수소 한 마리를 끌고, 밀가루 한 에바와 포도주가 든 가죽부대 하나를 가지고, 실로로 올라갔다. 한나는 어린 사무엘을 데리고 실로에 있는 주님의 집으로 갔다. 25그들이 수소를 잡고 나서, 그 아이를 엘리에게 데리고 갔다. 26한나가 엘리에게 말하였다. “제사장님, 나를 기억하시겠습니까? 내가, 주님께 기도를 드리려고 이 곳에 와서, 제사장님과 함께 서 있던 바로 그 여자입니다. 27아이를 낳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는데, 주님께서 내가 간구한 것을 이루어 주셨습니다. 28그래서 나도 이 아이를 주님께 바칩니다. 이 아이의 한평생을 주님께 바칩니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거기에서 주님께 경배하였다.

사무엘기상 2

한나의 기도

1 한나가 기도로 아뢰었다.

“주님께서 나의 마음에

기쁨을 가득 채워 주셨습니다.

이제 나는

주님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있습니다.

원수들 앞에서도 자랑스럽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구하셨으므로,

내 기쁨이 큽니다.

2주님과 같으신 분은 없습니다.

주님처럼 거룩하신 분은 없습니다.

우리 하나님같은 반석은 없습니다.

3너희는 교만한 말을

늘어 놓지 말아라.

오만한 말을 입 밖에 내지 말아라.

참으로 주님은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이시며,

사람이 하는 일을

저울에 달아 보시는 분이시다.

4용사들의 활은 꺾이나,

약한 사람들은 강해진다.

5한때 넉넉하게 살던 자들은

먹고 살려고 품을 팔지만,

굶주리던 자들은

다시 굶주리지 않는다.

자식을 못 낳던 여인은

일곱이나 낳지만,

아들을 많이 둔 여인은 홀로 남는다.

6주님은 사람을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

스올로 내려가게도 하시고,

거기에서 다시 돌아오게도 하신다.

7주님은 사람을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유하게도 하시고,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신다.

8가난한 사람을 티끌에서 일으키시며

궁핍한 사람을

거름더미에서 들어올리셔서,

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게 하시며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이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기초는

모두 주님의 것이다.

그분이

땅덩어리를

기초 위에 올려 놓으셨다.

9주님께서는

성도들의 발걸음을 지켜 주시며,

악인들을

어둠 속에서 멸망시키신다.

사람이 힘으로 이길 수가 없다.

10주님께 맞서는 자들은

산산이 깨어질 것이다.

하늘에서 벼락으로

그들을 치실 것이다.

주님께서 땅 끝까지 심판하시고,

세우신 왕에게 힘을 주시며,

기름부어 세우신 왕에게

승리를 안겨 주실 것이다.”

11 엘가나는 라마에 있는 자기의 집으로 돌아갔으나, 사무엘은 제사장 엘리 곁에 있으면서 주님을 섬기는 사람이 되었다.

엘리의 탐욕스러운 아들들

12 엘리의 아들들은 행실이 나빴다. 그들은 주님을 무시하였다. 13제사장이 백성에게 지켜야 하는 규정이 있었는데, 그들은 그것도 무시하였다. 누군가가 제사를 드리고 그 고기를 삶고 있으면, 그 제사장의 종이 살이 세 개 달린 갈고리를 들고 와서, 14냄비나 솥이나 큰 솥이나 가마솥에 갈고리를 찔러 넣어서, 그 갈고리에 걸려 나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제사장의 몫으로 가져갔다. 실로에 와서 주님께 제물을 바치는 이스라엘 사람이 모두 이런 일을 당하였다. 15그뿐 아니라, 사람들이 아직 기름을 떼내어 태우지도 않았는데, 제사장의 종이 와서, 제물을 바치는 사람에게 “제사장님께 구워 드릴 살코기를 내놓으시오. 그분이 원하는 것은 삶은 고기가 아니라 날고기요!” 하고 말하곤 하였다. 16제물을 바치는 사람이 그 종에게 “먼저 기름을 태우도록 되어 있으니, 그렇게 하고 난 다음에 원하는 것을 가져 가시오!” 하고 말하면, 그는 “아니오. 당장 내놓으시오. 그렇지 않으면 강제로라도 가져 가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17엘리의 아들들은, 주님께서 보시는 앞에서 이렇듯 심하게 큰 죄를 저질렀다. 그들은 주님께 바치는 제물을 이처럼 함부로 대하였다.

실로에 머문 사무엘

18한편, 어린 사무엘은, 모시 에봇을 입고 주님을 섬겼다. 19사무엘의 어머니는 해마다 남편과 함께 매년제사를 드리러 성소로 올라가곤 하였다. 그 때마다 그는 아들에게 작은 겉옷을 만들어서 가져다 주었다. 20그리고 엘리는 엘가나와 그의 아내에게 “주님께 간구하여 얻은 아들을 다시 주님께 바쳤으니, 주님께서 두 분 사이에, 이 아이 대신에 다른 자녀를 많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고 복을 빌어 주었다. 그들은 이렇게 축복을 받고서, 고향으로 돌아가곤 하였다. 21주님께서 한나를 돌보아 주셔서, 한나는 임신하여 아들 셋과 딸 둘을 더 낳았다. 어린 사무엘도 주님 앞에서 잘 자랐다.

엘리와 그의 아들들

22 엘리는 매우 늙었다. 그는 자기 아들들이 모든 이스라엘 사람에게 저지른 온갖 잘못을 상세하게 들었고, 회막 어귀에서 일하는 여인들과 동침까지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23그래서 그는 그들을 타일렀다. “너희가 어쩌자고 이런 짓을 하느냐? 너희가 저지른 악행을, 내가 이 백성 모두에게서 듣고 있다. 24이놈들아, 당장 그쳐라! 주님의 백성이 이런 추문을 옮기는 것을 내가 듣게 되다니, 두려운 일이다. 25사람끼리 죄를 지으면 하나님이 중재하여 주시겠지만, 사람이 주님께 죄를 지으면 누가 변호하여 주겠느냐?” 아버지가 이렇게 꾸짖어도, 그들은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았다. 주님께서 이미 그들을 죽이려고 하셨기 때문이다. 26한편, 어린 사무엘은 커 갈수록 주님과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았다.

엘리의 집안에 내린 저주

27하나님의 사람이 엘리를 찾아와서 말하였다. “나 주가 말한다. 네 조상의 집이 이집트에서 바로의 집에 속하였을 때에, 내가 그들에게 나를 분명하게 나타내 주지 않았느냐? 28그 때에 내가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 가운데서 네 조상 아론을 선택해서, 나의 제사장으로 삼아, 나의 제단에 올라와 분향을 하게 하며, 에봇을 입고 내 앞으로 나아와 내 뜻을 듣도록 하지 않았느냐? 또 나는, 이스라엘 자손이 드리는 불살라 바치는 제물을 모두 너희의 몫으로 차지할 권리를, 네 조상의 집안에 주지 않았느냐? 29그런데 너희는 어찌하여, 나의 처소에서 나에게 바치라고 명한 나의 제물과 예물을 멸시하느냐? 어찌하여 너는 나보다 네 자식들을 더 소중하게 여기어, 나의 백성 이스라엘이 나에게 바친 모든 제물 가운데서 가장 좋은 것들만 골라다가, 스스로 살찌도록 하느냐? 30그러므로 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지난 날 나는, 너의 집과 너의 조상의 집이 제사장 가문을 이루어 언제까지나 나를 섬길 것이라고 분명하게 약속하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겠다. 이제는 내가 나를 존중하는 사람들만 존중하고, 나를 경멸하는 자들은 수치를 당하게 할 것이다. 나 주의 말이다. 31내가 네 자손과 네 족속의 자손의 대를 끊어서, 너의 집안에 오래 살아 나이를 많이 먹는 노인이 없게 할 날이 올 것이다. 32너는 고통을 받으면서, 내가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에게 베푸는 복을 시샘하며 바라볼 것이다. 네 가문에서는 어느 누구도 오래 살지 못할 것이다. 33그러나 나는 네 자손 가운데서 하나만은 끊어 버리지 않고 살려 둘 터인데, 그가 제사장이 되어 나를 섬길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맹인이 되고, 희망을 다 잃고, 그의 자손들은 모두 젊은 나이에 변사를 당할 것이다. 34네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한 날에 죽을 것이며, 이것은 내가 말한 모든 것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표징이 될 것이다. 35나는 나의 마음과 나의 생각을 따라서 행동하는 충실한 제사장을 세우겠다. 내가 그에게 자손을 주고, 그들이 언제나 내가 기름부어 세운 왕 앞에서 제사장 일을 보게 하겠다. 36그 때에 너의 집에서 살아 남는 자들은, 돈 몇 푼과 빵 한 덩이를 얻어 먹으려고, 그에게 엎드려서 ‘제사장 자리나 하나 맡겨 주셔서, 밥이나 굶지 않고 살게 하여 주십시오’ 하고 간청할 것이다.”

사무엘기상 3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나타나시다

1어린 사무엘이 엘리 곁에서 주님을 섬기고 있을 때이다. 그 때에는 주님께서 말씀을 해주시는 일이 드물었고, 환상도 자주 나타나지 않았다. 2어느 날 밤, 엘리가 잠자리에 누워 있을 때였다. 그는 이미 눈이 어두워져서 잘 볼 수가 없었다. 3사무엘은 하나님의 궤가 있는 주님의 성전에서 잠자리에 누워 있었다. 이른 새벽, 하나님의 등불이 아직 환하게 밝혀져 있을 때에, 4주님께서 사무엘아, 사무엘아!” 하고 부르셨다. 그는 “제가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고서, 5곧 엘리에게 달려가서 “부르셨습니까? 제가 여기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엘리는 “나는 너를 부르지 않았다. 도로 가서 누워라” 하고 말하였다. 사무엘이 다시 가서 누웠다. 6주님께서 다시 “사무엘아!” 하고 부르셨다. 사무엘이 일어나 엘리에게 가서 “부르셨습니까? 제가 여기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엘리는 “얘야, 나는 너를 부르지 않았다. 도로 가서 누워라” 하고 말하였다. 7이 때까지 사무엘은 주님을 알지 못하였고, 주님의 말씀이 그에게 나타난 적도 없었다. 8주님께서 사무엘을 세 번째 부르셨다. 사무엘이 일어나 엘리에게 가서 “부르셨습니까? 제가 여기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제야 엘리는, 주님께서 그 소년을 부르신다는 것을 깨닫고, 9사무엘에게 일러주었다. “가서 누워 있거라. 누가 너를 부르거든 ‘주님, 말씀하십시오. 주님의 종이 듣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여라.” 사무엘이 자리로 돌아가서 누웠다.

10그런 뒤에 주님께서 다시 찾아와 곁에 서서, 조금 전처럼 “사무엘아, 사무엘아!” 하고 부르셨다. 사무엘은 “말씀하십시오. 주님의 종이 듣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1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이스라엘에서 어떤 일을 하려고 한다. 그것을 듣는 사람마다 무서워서 귀까지 멍멍해질 것이다. 12때가 오면, 내가 엘리의 집을 두고 말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이루겠다. 13엘리는, 자기의 아들들이 스스로 저주받을 일을 하는 줄 알면서도, 자식들을 책망하지 않았다. 그 죄를 그는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의 집을 심판하여 영영 없애 버리겠다고, 그에게 알려 주었다. 14그러므로 나는 엘리의 집을 두고 맹세한다. 엘리의 집 죄악은, 제물이나 예물로도 영영 씻지 못할 것이다.”

15 사무엘은 아침이 밝을 때까지 누워 있다가, 주님의 집 문들을 열었다. 그러나 사무엘은 자기가 환상으로 보고 들은 것을 엘리에게 알리기를 두려워하였다. 16엘리가 사무엘을 불렀다. 그는 “내 아들 사무엘아!” 하고 불렀다. “예,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고 사무엘이 대답하였다. 17엘리가 물었다. “주님께서 너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더냐? 나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말아라. 주님께서 너에게 하신 말씀 가운데서 한 마디라도 나에게 숨기면, 하나님이 너에게 심한 벌을 내리고 또 내리실 것이다.” 18사무엘은 그에게 하나도 숨기지 않고 모든 것을 말하였다. 엘리가 말하였다. “그분은 주님이시다! 그분께서는 뜻하신 대로 하실 것이다.”

19 사무엘이 자랄 때에, 주님께서 그와 함께 계셔서, 사무엘이 한 말이 하나도 어긋나지 않고 다 이루어지게 하셨다. 20그리하여 에서 브엘세바까지 온 이스라엘은, 사무엘이 주님께서 세우신 예언자임을 알게 되었다. 21주님께서는 실로에서 계속하여 자신을 나타내셨다. 거기에서 주님께서는 사무엘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사무엘기상 4

1 사무엘이 말을 하면, 온 이스라엘이 귀를 기울여 들었다.

언약궤를 빼앗기다

그 무렵에 블레셋 사람이 이스라엘을 치려고 모여들었다. 이스라엘 사람은 블레셋 사람과 싸우려고 나가서 에벤에셀에 진을 쳤고, 블레셋 사람은 아벡에 진을 쳤다. 2블레셋 사람이 전열을 갖추고 이스라엘 사람을 치자,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 이스라엘은 이 싸움에서 블레셋에게 졌고, 그 벌판에서 죽은 이스라엘 사람은 사천 명쯤 되었다. 3이스라엘의 패잔병들이 진으로 돌아왔을 때에, 장로들이 말하였다. “주님께서 오늘 우리가 블레셋 사람에게 지도록 하신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실로에 가서 주님의 언약궤를 우리에게로 모셔다가 우리 한가운데에 있게 하여, 우리를 원수의 손에서 구하여 주시도록 하자!” 4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이 실로로 사람들을 보냈다. 그들이 거기 그룹들 사이에 앉아 계시는 만군의 주님의 언약궤를 메고 왔다. 하나님의 언약궤를 가져올 때에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함께 왔다.

5주님의 언약궤가 진으로 들어올 때에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땅이 진동할 정도로 크게 환호성을 올렸다. 6블레셋 사람이 그 환호하는 소리를 듣고 “저 히브리 사람의 진에서 저렇게 환호하는 소리가 들리는 까닭이 무엇이냐?” 하고 묻다가, 주님의 궤가 진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7블레셋 사람이 두려워하면서 말하였다. “이스라엘 진에 그들의 신이 들어갔다.” 그래서 그들은 외쳤다. “이제 우리에게 화가 미쳤다. 일찍이 이런 일이 없었다. 8우리에게 화가 미쳤는데, 누가 저 강력한 신의 손에서 우리를 건질 수가 있겠느냐? 그 신들은 광야에서 온갖 재앙으로 이집트 사람을 쳐서 죽게 한 신들이다. 9블레셋 사람들아, 대장부답게 힘을 내어라! 그렇지 않으면, 히브리 사람이 우리의 종이 되었던 것처럼, 우리가 그들의 종이 될 것이다. 너희는 대장부답게 나가서 싸워라!” 10그런 다음에 블레셋 사람이 전투에 임하니, 이스라엘이 져서 제각기 자기 장막으로 달아났다. 이스라엘은 이 때에 아주 크게 져서, 보병 삼만 명이 죽었다. 11하나님의 궤를 빼앗겼고,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이 때 전사하였다.

엘리가 죽다

12어떤 베냐민 사람이 싸움터에서 빠져 나와, 그 날로 실로에 이르렀는데, 슬픈 나머지 옷을 찢고, 머리에는 티끌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13그 사람이 왔을 때에, 엘리는 길가 의자에 앉아서 길을 내다보면서, 마음 속으로 하나님의 궤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 성읍에 이르러서 소식을 전하니, 온 성읍이 두려워하며 슬피 울부짖었다. 14엘리가 그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물었다. “저 소리가 무슨 소리냐?” 그 사람이 급히 달려와서 엘리에게 소식을 전하였다. 15그 무렵, 엘리는 아흔여덟 살된 노인으로서, 눈이 어두워져서 앞을 거의 볼 수 없었다. 16그 사람이 엘리에게 말하였다. “저는 전쟁터에서 도망쳐 나온 사람입니다. 전쟁터에서 오늘 도망쳐 오는 길입니다.” 엘리가 물었다. “젊은이, 무슨 일이 일어났소?” 17소식을 전하는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은 블레셋 사람 앞에서 도망쳤고, 백성 가운데는 죽은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 제사장님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전사하였고, 하나님의 궤는 빼앗겼습니다.” 18그가 하나님의 궤에 대한 소식을 전할 때에, 엘리는 앉아 있던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문 곁으로 쓰러져서 목이 부러져 죽었다. 늙은데다가 몸까지 무거웠기 때문이다. 그는 마흔 해 동안 이스라엘의 사사로 있었다.

비느하스의 아내가 죽다

19그 때에 엘리의 며느리인 비느하스의 아내는 임신 중이었으며, 출산할 때가 가까웠는데, 하나님의 궤를 빼앗겼고 자기의 시아버지와 남편도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갑자기 진통이 일어나, 구부리고 앉은 채 몸을 풀었다. 20그러다가 그는 거의 죽게 되었다. 그 때에 곁에 서 있던 여인들이 “아들을 낳았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하고 말해 주었다. 그러나 산모는 대답도 없고, 관심도 보이지 않다가, 21그 아이의 이름을 이가봇이라고 지어 주며, “이스라엘에서 영광이 떠났다” 하는 말만을 남겼다. 하나님의 궤를 빼앗긴 데다가, 시아버지도 죽고 남편도 죽었기 때문이었다. 22거기에다가 하나님의 궤까지 빼앗겼기 때문에, 이스라엘에서 영광이 떠났다고 말했던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