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제가 통일령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
오늘은 청교도 리처드 얼라인(Richard Alleine, 1610/11–1681)이 솔즈베리 교구에서 안수를 받은 날입니다. 1634년 3월 2일, 목사 안수를 받은 얼라인은 후에 “소머셋 사역자들의 증언(Testimony of the Ministers of Somerset)”과 “엄숙 동맹과 언약(Solemn League and Covenant)”에 서명함으로써 자신이 비국교도 청교도임을 선언했습니다. 그는 21년간 배트컴(Batcombe)에서 목회하였으나 1662년에 교구로부터 추방되었습니다. 찰스 2세가 반포한 5 마일령은 추방된 목사들의 주거(住居)를 제한하고 설교권을 박탈하였지만 얼라인은 가정들을 방문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가 퇴임 전에 전한 마지막 설교의 일부를 들어봅시다.
성도들이여, 이 사역에서 손을 떼고 주님의 포도원에서 쫓겨나야 한다는 것은 저로서도 결코 감당하기 쉬운 일은 아닙니다……우리에게 어떤 혐의가 주어지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영광을 받으셔야 합니다. 우리 역시 결점이 있고 추문에서 자유롭지 못한 존재입니다……권세자에게 충성하려는 마음이 없어서 그들에게 굴복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제 자존심이나 기질적인 문제도 아닙니다. 제가 통일령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제가 알고 있는 사실과 모순되는 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에 ‘하지 말라’는 주님의 말씀이 떠오르는데 주님이 금하신 것들과 관련된 일을 제가 감히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저는 거짓으로 사역을 계속하기보다는 차라리 고난과 함께 사역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비록 사람들이 저를 책망할지라도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저는 살아 있는 동안 양심에 아무런 가책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이제 저는 양 떼 없는 목자가 되었고, 여러분은 목자 없는 양 떼가 되었습니다……우리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가 지금까지 입으로 설교한 바로 그 거룩한 교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우리가 침묵해야 하는 이 현실 속에서도 선포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Martyn Lloyd-Jones, From Puritanism to Nonconformity, 김효남 역, 『타협할 수 없는 진리』 (서울: 지평서원, 2010), 276-80.]
조셉 얼라인(Joseph Alleine)의 장인 리처드 얼라인은 벌금형을 받는 중에서도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박해의 시기 동안에 그의 저서는 출판금지 처분을 받아 많은 양이 불쏘시개가 되어 태워졌으나 깨어있는 성도들은 비밀리에 그의 책을 읽으며 목양을 받았습니다. 뜨거운 불이 순도 높은 금을 만들어내듯이 핍박은 성도 안에 있는 진정한 보배를 더욱 빛나게 합니다. 쫓겨나는 형편에서도 바른 교훈의 전파를 염원했던 얼라인의 마음을 갖기 원합니다.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봅시다.
나그네의 눈은 여행의 종착점을 갈망합니다. 천국을 향해 가는 그리스도인은 거의 언제나 천국을 바라봅니다. 그리스도인의 마음은 눈에 있고……(그의) 눈은 본향을 향해 있습니다……그리스도인은 위에서 난 자들이며, 위의 것을 추구하고, 천국을 향해 서둘러 갑니다. 이 세상에서의 삶을 위해 무엇을 소유하느냐는 그리스도인의 관심도, 목적도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에게서 오는 영광, 명예, 불멸성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시온에서 하나님 앞에 설 때까지 힘을 다해 나아갑니다. 이렇게 할 때, 신실한 그리스도인은 다른 모든 세상 사람과 구별됩니다.[Randall J. Peterson, Day by Day with the English Puritans, 임범진 역, 『청교도와 함께하는 말씀묵상 365일』 (서울: 부흥과개혁사, 2009),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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