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갖바치 고찬익, 모범적인 장로”
오늘은 고찬익(高燦益, 1857-1908)이 별세한 날입니다. 1908년 4월 14일, 연동교회 초대장로였던 고찬익은 평양신학교에서 수학하던 중 식중독으로 사망했습니다. 게일 선교사는 내 몸의 반이 죽었다고 탄식하며 그의 죽음을 슬퍼했습니다. 고찬익은 노름과 술에 빠져 살던 갖바치였습니다. 갖바치는 가죽신 만드는 일을 했던 천민을 말합니다. 난동죄로 매를 맞고 벙어리가 된 고찬익은 게일 목사가 전해준 전도지를 읽고 꿈속에서 하나님을 만난 체험을 하고는 입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성만 있고 이름은 없던 그를 위해 게일은 세상을 빛나게 하고 이롭게 하라는 의미의 새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고찬익은 회개하고 새로운 사람이 된 이후 게일의 조사가 되어 성심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는 꽹과리, 북, 장구 등을 치며 사람들을 모은 후 유창한 언변으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전했습니다. 고찬익이 신발을 만들어 번 한달 수입은 일백 냥 이상이었는데, 이중 백 냥은 헌금하여 교회를 세우고, 나머지는 재료비와 생활비로 사용했습니다.
연동교회의 담임목사였던 게일은……자기가 만난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고찬익을 꼽았다. 게일은 만일 자기에게 노벨상 후보를 추천하라고 한다면 고찬익 장로를 추천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찬익은 원래 상놈 출신에 세상에서 가장 비난받는 신분의 사람이었다……고찬익은 원산에서 게일 선교사의 전도를 받아 신자가 되었다. 그때부터 원산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곤 하였다. 가난한 신자들의 방에서 알 수 없는 돈이 나오고, 혹은 뜰 안에서 이름 없는 쌀자루가 발견되었다. 또 원산 거리에서 거지가 매우 좋은 입을 입고 다니는 모습도 종종 보게 되었다……얼마 후 고찬익이 게일을 따라서 서울로 가게 되었고, 그 후에는 이런 이상한 일이 끊어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때서야 이것이 고찬익이 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박명수, 『잊을 수 없는 신앙선배들의 이야기』 (서울: 국민일보, 2005), 55-56.]
고찬익 장로는 복음을 들은 지체장애자들이 교회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일마다 한 사람씩 업어서 교회당에 앉힌 후, 등단하여 설교를 전했습니다. 그는 신약성경의 대부분을 암기했던 말씀의 사람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이처럼 사표(師表)가 되는 좋은 장로님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를 드립시다. 다스리고 권위만 행사하는 장로는 성경에 없습니다. 예배 후 악수만 하고, 교인들을 돌보지 않는 장로도 신약성경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자신과 자신의 가정을 잘 돌보고 세울 뿐만 아니라, 성도들을 위해 수고하고 희생하는 장로가 필요한 때입니다. 주님사랑과 이웃 섬김에 열심인 장로들이 세워지길 기도합시다.
고찬익의 집 부근에는 잡화상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교회를 박해하고 고 장로가 지나가는 것만 보아도 공연히 비방하곤 했다. 그러나 고 장로는 한 번도 대항하지 않고 늘 그 영혼을 위해 기도했다. 물건을 매입할 일이 있으면 일부러 그 상점을 찾아가서 한 푼도 깎지 않고 공손하게 사가지고 돌아왔다. 성도다운 아량과 겸손을 보인 것이다. 오랫동안 노력한 결과 그 잡화상 주인도 회개하고 돌아와서 훌륭한 신자가 되었다.[『잊을 수 없는 신앙선배들의 이야기』,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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