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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만화] 2. 생명의 길을 따라온 고집씨와 유순씨 ['크리스챤'의 권고를 외면하는 '완고'/'낙심의 수렁'에 빠진 두 순례자/'유약'의 불평과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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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의 길을 방해하는 이웃들 

정신없이 달려가는 '크리스챤'의 모습을 이웃 사람들이 목격했습니다. '크리스챤'은 그들로부터 조소를 당하기도 했으며, 위협을 받기도 했습니다. 돌아오라고 타이르는 이웃도 있었습니다. '완고'와 '유약'이라는 두 이웃은 그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강제로라도 데려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들 두 사람과 '크리스챤'과의 거리는 꽤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크리스챤'을 계속 쫓아갔습니다. 마침내 그들은 '크리스챤'을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챤'의 권고를 외면하는 '완고'

 

'크리스챤'이 뒤를 돌아보며 물었습니다. "아니, 무슨 일로 이렇게 황급히 저를 쫓아 오셨어요?"
"당신을 잘 타일러 집으로 데려가려고 쫓아 왔어요."
그러나 '크리스챤'은 "아니, 나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당신들은 '멸망의 도시'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그곳은 곧 멸망하게 되요. 그러니 그곳을 벗어나고 싶거든 나와 함께 가도록 합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완고'가 이를 반박하며 나섰습니다. "뭐라구요? 우리의 안락한 생활을 팽개쳐 버리고 당신과 함께 가자구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곳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구요."
"제 말을 잘 들어 보세요.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것들은 제가 찾는 영원한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어요. 지금 제가 향하는 그곳에서는 우리 모두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자, 이 책을 한번 보세요."
그러나 '완고'는 '크리스챤'의 간절한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저리 치워요. 나는 그따위 책에는 관심이 없어요. 우리와 함께 가겠소, 안 가겠소? 그것만 얘기해요."
'크리스챤'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완고'에게 말했습니다.
"싫어요. 난 내 갈 길을 가겠소."

 

순례의 길을 결심한 '유약'

 

두 사람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유약'은 '크리스챤'의 말이 그럴듯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을 무조건 부정할 순 없어요. 전혀 엉뚱한 말 같지는 않아요. 난 '크리스챤'의 말을 믿어 볼까 해요." '유약'은 '크리스챤'을 따라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니, 당신도 어떻게 된 거 아니오? 알아서들 하시오. 나는 집으로 돌아갈테요. 당신들처럼 분별없고 정신나간 사람들하고는 상대하고 싶지도 않소." '완고'는 이렇게 쏘아 붙이고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가 버렸습니다.

 

천국에 대한 두 순례자의 대화

 

이렇게 해서 '완고'가 떠난 뒤에 '크리스챤'과 '유약'은 서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넓디 넓은 벌판을 함께 걸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자, '크리스챤' 씨, 지금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또 그곳에서는 무엇을 얻게 되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해 봐요."
그러자 '크리스챤이 신이 나서 말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가질 수 있어요. 또한 영광스러운 면류관을 쓸 수 있고 찬란하게 빛나는 옷을 입게 될 거예요."
"생각만 해도 참으로 즐거운 일이네요. 또 다른 것은 없나요?"
"그곳은 우리가 살던 도시와는 전혀 다른 곳이랍니다. 지금까지는 늘 슬픔 속에서 지냈지만 이제 그곳에 가면 더 이상 슬퍼할 필요가 없어요.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가 흘린 눈물을 모두 닦아 주시거든요."
이에 '유약'도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듣기만 해도 정말 마음이 흐뭇해지네요. 매우 유쾌합니다. 나의 다정한 친구여, 우리 좀 더 속력을 내서 걸어요. 그곳에 빨리 도착하고 싶어요!"
그러자 '크리스챤'이 가쁜 숨을 내쉬며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난 내 등에 짊어진 이 무거운 짐 때문에 당신처럼 빨리 걸을 수가 없어요."

 

'낙심의 수렁'에 빠진 두 순례자

 

그리고 나는 그들이 이야기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벌판 한 가운데에 있는 수렁에 다가가는 것도 모른 채 그쪽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을 꿈 속에서 보았습니다. 그들은 그 수렁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만 두 사람 모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 수렁은 바로 '낙심의 수렁'으로 이곳을 지나갔던 많은 사람들이 빠졌던 곳이었습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허우적거리다 온 몸이 진흙 투성이가 되었습니다. '크리스챤'은 등에 진 무거운 짐으로 인해 점점 더 깊숙이 빠져들어가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유약'이 '크리스챤'에게 소리쳤습니다.
"'크리스챤' 씨, 도대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 거요?"
"아, 나도 모르겠어요."

 

'유약'의 불평과 포기

 

순간 '유약'은 '크리스챤'의 말에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는 노한 목소리로 다그쳐 물었습니다.
"아니, 당신이 이제껏 나에게 말한 행복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한 말인가요? 얼마 떠나지도 않아 이렇게 어려움을 당했으니, 그렇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어려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단 말이오?"
'유약'은 간신히 그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짐이 없었기 때문에 '크리스챤'보다 쉽게 나올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유약'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자기 집으로 달려가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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